내 계획이 아닌 어쩔 수 없이 가야만 하는 먼길은 하루를 다 버리는 듯 하지만 기차와 버스로 이동하며 생각할 시간이 주어진다.
오늘은 ktx

비록 같은 주제로 그전과 후의 내 감정이 이토록 달라 질 줄은 몰랐지만.

진짜가 시작되려 한다.

내가 주체가 되어 있었다. 사건을 일으키고 결과 또한 정해버렸는데 총감독이 나타나 이게 무슨 짓이냐며 나를 짤라버렸다. 대충 이런 느낌.

결국 내가 믿는게 무엇이었는지 여지없이 드러나고 나는 심히 부끄러울 뿐이다.
일찍이 읽고 또 읽으며 친구들에게 퍼나른 책을 다시 펼쳤다.
집으로 가는 길이 무료했었기도 했지만 가슴뛰며 읽었던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몽롱한 눈으로 '무슨내용 이었었니' 묻고 있었다.

랜덤으로 펼친 책의 시작에서 눈앞이 흐려졌다.
버스에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라고 머리는 말하고 있었지만 이미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한손엔 꾸깃한 손수건과 한손엔 이북을 들고 읽어내리며...

나는 결국 그랬던 것이다.
자존심은 세고 겸손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그것을 무시했다.
모든일의 시작을 그것으로 시작하면서도 정작 내 삶에 반향을 일으킬 사건에서 그것을 무시했다.


통치자와 주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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