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을 삐끗하고 며칠간 보호대를 하고 다니다가 어깨까지 아파와 결국 한의원을 찾았다.

어깨 사혈 부황을 하고 엎드려 눈물을 쏟아냈다.

손목은 긴 침이 원을 그리며 살을 관통하여 알 수 없는 기분을 느꼈고, 양 어깨와 발을 한의사에게 내어 주었다.

50분의 긴 치료 후에 몇시간은 더 뻐근할거라고 시간이 지나면서 시원함을 느낄거라고 그러셨는데..

꿀같은 토요일에 왼쪽 어깨를 부여잡고 집에만 있어야 했다.

하루가 지나서야.. 조금 살 것 같다.

앞으로 6~7번의 치료가 남았다. 아픔을 아픔으로 완화 시키는 기분이 뭔가 묘하다.

 

진짜 하고 싶은 말에 앞서 서두가 길었다.

오랜만에 집에 있으면서 읽었던 책의 내용을 정리하고,

갤러리의 사진들을 훓으며 몇장을 추려내 dropbox에 넣어두고

갑자기 무언가 쓰고 싶다.

 

 

감사하자고 마음 먹은게 아니라 

감사할 수 밖에 없게 되면서

그냥 지나쳐 버린 일들도, 감사했던 일들도 다시 생각나는 요즘이다.

메머러블한 떡 사진을 올려본다.

 

금요일에 만난 한의사는 치료에 앞서 하는일을 물어봤다. 

하는일이 적성에 안맞아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어깨가 딱딱하게 굳을 수 있다고 했다.

내 아픔의 원인을 찾으려는 단순한 물음과 답변이었으리라.

그 물음에 피식 웃었다.

 

오랫동안 하던 일, 익숙하고 편해진, 꽤 폼나는 직책과 연봉을 포기하고 나왔다.

내 삶의 이유를 찾기 위해.

2년 후인 지금,

적어도 그 전의 내 삶보다 기쁨이 있다.

돈은 그 전보다 턱없이 작지만 말이다ㅋ 행복이 돈에 있지 않음을 일찌감치 알게 된 것도 감사하다.

그럼에도 가끔은 일에 치우쳐 그 본질을 잃고, 일을 더 완벽하게 하고픈 욕심이 앞설 때가 있는데

얼마전, 이 떡의 주인공으로 인해 내 일의 본질을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너로 인해 그분의 일하심을 보았다.

 

 

팔이 아파서 한의원을 찾았고, 한의사와의 짧은 대화를 나눴고, 여전히 아파서 집에 있다가, 책과 사진을 정리했고,

그러다가 감사가 터져나오고.

 

짧은 하루에도 이토록 모든일에 이유가 있고, 모든 결말은 항상 반전이 있다. 이래서 사는게 재밌나보다.

아픈것도 이유가 있고..

그래..

다 이유가 있다. 

 

 

1월, 지금껏 제일 바빴고 내 생일도 있었고, 힘든일도 있던 달이다.

이 바쁜와중에.. 자, 오늘이 18일 이니까.. 18일동안 세권의 책을 독파했다.

세권이 지은이와 제목만 다르지 같은 맥락을 가지고 있었기에 한권의 책인듯 읽어내린 것 같다.

이 책은 겁쟁이의 이야기 이다.

표현이 매우 시적이나, 사실적이어서 가시가 심장을 통과하는 대목에서 실로 내 심장이 아려 손으로 한참을 쓰러낼 정도였다.

이것 역시 기억할만한 책이기에 올려본다.

 

 

 

2014년 1월은 내가 절대 못 잊을 달이 될 것 같다.

 

감사합니다.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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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계획이 아닌 어쩔 수 없이 가야만 하는 먼길은 하루를 다 버리는 듯 하지만 기차와 버스로 이동하며 생각할 시간이 주어진다.
오늘은 ktx

비록 같은 주제로 그전과 후의 내 감정이 이토록 달라 질 줄은 몰랐지만.

진짜가 시작되려 한다.

내가 주체가 되어 있었다. 사건을 일으키고 결과 또한 정해버렸는데 총감독이 나타나 이게 무슨 짓이냐며 나를 짤라버렸다. 대충 이런 느낌.

결국 내가 믿는게 무엇이었는지 여지없이 드러나고 나는 심히 부끄러울 뿐이다.
일찍이 읽고 또 읽으며 친구들에게 퍼나른 책을 다시 펼쳤다.
집으로 가는 길이 무료했었기도 했지만 가슴뛰며 읽었던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몽롱한 눈으로 '무슨내용 이었었니' 묻고 있었다.

랜덤으로 펼친 책의 시작에서 눈앞이 흐려졌다.
버스에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라고 머리는 말하고 있었지만 이미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한손엔 꾸깃한 손수건과 한손엔 이북을 들고 읽어내리며...

나는 결국 그랬던 것이다.
자존심은 세고 겸손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그것을 무시했다.
모든일의 시작을 그것으로 시작하면서도 정작 내 삶에 반향을 일으킬 사건에서 그것을 무시했다.


통치자와 주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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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누웠다.
오늘 돌아온 bfd를 맞이하여 사이트 순회를 할 계획이었는데 그래서는 안된다고 누군가가 말리는 느낌이다.
이런 느낌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이라 순회를 접고 누워버렸다.

가볍고 싶은데 느낌을 느끼는 이 느낌적인 느낌. 어쩌지.

아침부터 이해되지 않는 일에 불만이 생겼다. 시키면 시키는대로 할 것 같이 생겼지만, 아니라고 생각하는 부분에서 소리를 내고만다.

오후에는 너무 바빴다. 주어진 일과 내 스스로 무언가 집중하고 싶어서 붙잡았던 일.
카톡알림이 뜨는데 열수도 열고싶지도 않았던 오늘.
듣고싶어도 들을 수 없는 치에 대신 찾아낸 눈의 트라베시아 한곡을 무한재생시키고 바다를 상상하다가.

겨우 한숨돌리고 내 자리에 앉아 밀려있는 카톡에 답을 했다.

왜 답을 해야하지. 라는 의문이 들었다.
밀려있다' 라는 표현은 맞는걸까.
1은 왜 붙어있어서 의무감을 심어주는게냐.

편지쓰고 싶다. 손으로.
편지를 주고 받던 그 시절이. 시간이. 사람이. 없다.
이 감성을 나눌 이가.

나 글씨 잘 쓰는데--

하루가 또 지나간다.
오늘의 이 느낌은 내일은 사라질지.
잠을 자면 내일은 일어날 수 있을지.
내일은 무슨 카톡이, 나는 무슨 답을 할지.

의문.

오 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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